사랑하는데 미워하는 날이 많아졌어

양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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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데 미워하는 날이 많아졌어


분명 너를 사랑하는데 사랑해야 하는데 왜 자꾸 놓고싶어지는 걸까?


어릴 때부터 엄마와 아빠는 자주 싸웠다 아빠는 엄마의 짐을 보자기에 싸서 마루에 내다 놓을 때면 나는 그 짐을 버리지 말라는 의미로 짐 위에 누워버리곤 했다 또한 오빠들은 칼을 모두 오빠방에 숨기기도 했으며 엄마랑 아빠가 싸울 때에는 쥐죽은 듯이 있거나 할머니 방에 가서 잠을 청했던 게 생각이 난다

분명 아빠도 엄마를 사랑했을 것이다 사랑의 표현을 그렇게 했던 것일까 2009년 부모님은 이혼을 했다 내가 중학교 1학년 여름방학이 끝난 후였다 시골집을 나와 엄마와 읍내에 있는 월세방을 얻어 살았다 나는 그저 화장실이 집 안에 있다는 것에 행복했다 엄마와 아빠는 이혼한 이후에도 다음해에 내가 초경을 한 사실을 말할 정도로 같이 다정히 식사를 했었다 엄마랑 아빠는 다시 재혼 할 의향이 있었던 것 같았다 아무리 아빠가 엄마 목을 조르고 미친 짓을 하고 엄마에 대해 없는 말을 지어내고 다녀도 오빠들과 나의 아빠이기 때문에 그때까지는 아무쪼록 잘 지냈나보다라고 생각하고 싶었다 

그것도 잠시 중학교 2학년 어느 날이었다 기억은 안 나지만 엄마말로는 내가 아빠랑 전화로 싸우며 집에 들어왔다고 했다 아빠가 엄마욕을 해서 나는 적잖이 화가 나고 억울한 마음에 울음이 새어나왔었나보다 그 뒤로 지금까지 11년간 계속 이어져왔다 그 전화의 내용이 토씨하나 바뀌지 않은 채 엄마욕을 들어왔다 고등학교때인가 대학교 2학년때인가 그때는 엄마에게 도리어 물어봤다 엄마가 진짜 미친년이고 바람피워서 아빠랑 헤어진 거냐고 엄마는 그럼 자기가 너네를 왜 포기하지않고 이제까지 키웠겠냐고 하셨다 아빠의 되도않는 전화를 받아오면서 나까지 이상해지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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